딥시크의 AI모델 R1, 새로운 국면을 이끌어내다
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AI 시장의 국면을 바꾸는 발표를 해서 전 세계가 주목했는데요. 사실 딥시크의 기술 성장세는 기존의 제품들에서도 주목할만한 부분이었습니다. 지난해 말미에 발표했던 V3 모델도 GPT-4o, 클로드 3.5 등 기존의 AI모델 강자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전세계에 충격을 안긴 것은 2025년의 시작과 함께 발표한 R1 모델이었어요. 기존의 선두 주자에 있던 AI 모델들의 성능을 월등히 뛰어넘는다는 내용의 발표였죠. 기술의 선두를 달린다는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비교적으로 작은 스타트업이 그러한 성과를 낸 것에 모두가 놀랐는데요. 놀라는 지점은 사실 그뿐만이 아니었죠.
사실 AI 성능 만으로는 그리 큰 충격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미국과 중국이라는 국가적 프레임을 제외하고 보면, 현재 AI 시장의 구도는, 더 막강한 자본을 통해 더 고성능의 AI를 차례 차례 발표하면서 어느 시점에서는 특정 기업이 치고 나가고, 또 어느 시점에서는 다른 기업이 치고 나가는 식으로 그런 구도가 이어져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예측이었어요.
쇼크를 일어낸 배경에는, 이러한 성능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이 차지하는 바가 커요.
이러한 과정을 요약하는 메세지들은 다음과 같아요.
- AI 모델 개발 방식의 변모를 통한 개발 비용의 획기적 절감
- 생성형 AI 모델에서 추론 AI 모델로
- AI 기술 자물쇠를 부숴버린 용기 있는 소스 코드 개방 정책
이 메세지들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1/10 개발 비용 저비용 고효율의 가능성
딥시크의 성능은 기존 선두 AI 모델들을 많은 면에서 압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놀라운 점은 거기에 들어간 비용은 1/10 수준에 불과했다는 거예요.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발표 내용이 사실일 경우) AI 기술에 대한 맹신적인 프레임이 깨진다는 것에 있어요.
AI 를 중심으로 하는 모든 산업은 비용이라는 단어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어요. 더 많은 데이터, 더 빠른 처리, 이에 따른 더 나는 성능이라는 지표 만이 AI 산업의 길이었어요. 때문에 이를 수행하기 위한 반도체에 주목하고, 인프라에 주목하는 것이 AI 산업 흐름의 전반적인 성격이었어요.
특히나, 기존 AI 모델들은 성능과 함께 항상 더 많은 개발 비용이 꼬리표처럼 따라왔었어요. 즉, 비용이 성능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프레임이 지배적이었던 거예요.
딥시크의 R1 은 이러한 상황에서 프레임을 정면으로 부숴버리는 결과를 낳았어요. 비용이 높다고 해서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고비용 반도체와 설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내었죠.
AI의 결과물은 비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원천 기술력이 중요한 것이라는, AI 기술의 미래만 놓고 보자면 희망찬 메시지를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죠.
생성형 AI에서 추론형 AI로
딥시크는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걸까요?
기존 AI 모델은, 기존 데이터들을 통해 학습한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AI에 집중되어 있었어요. 이것의 성장 과정에는 더 많은 학습 데이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학습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쟁점이었어요.
딥시크의 경우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요. 딥시크의 AI 모델 개발 기반에는 추론 AI 가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혀 있어요. 그 정확한 방식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내용의 기반에는, 생성형 AI 개발 방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방식의 배합을 통한다면 기존에 학습에 의존하던 많은 부분을 배제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해요.
이러한 관점은 새로운 건 아니에요. 기존의 AI 기업들도 생성형 AI를 넘은 추론 AI로의 발돋움을 준비하고 또 발표하고 있었어요. 다만 그러한 과정은 앞서 설명했던 프레임을 무너뜨리지는 정도의 결과는 아니었어요. 여전히 비용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 보였던 거예요. 비용을 줄이면, 성능을 보장할 수 없었고 이건 당연해 보였어요.
그런 점에서 딥시크는, 도전의 영역인 추론 AI 개발 방식을 적극 차용함으로써 프레임을 깨는 것과 동시에 월등한 기술력을 입증함으로써 미국은 더 이상 AI, 나아가 기술의 선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지게 된 것이었어요.
딥시크 충격(Shock)
이러한 메시지들을 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뉴스에 관심을 갖던 분들이라면 딥시크 쇼크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을 알아차리셨을 거예요. 미국이라는 국가가 가진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무너진 것과 AI 산업에 대한 고성능 고비용 반도체 의존성 이탈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하락의 악재로 드러났어요.
엔비디아(NVDA) 2025년 1월 24일과 27일, 영업일 기준 2 거래일 만에 대략 21% 의 하락을 보여주었어요.
브로드컴(AVGO) 또한 동 기간에 대략 18%의 하락 충격을 받았는데요.
AMD는 동 기간 대략 8% 정도 하락했네요.
단적인 예시이지만, 결과적으로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 와 나스닥 지수를 큰 하방으로 견인하는 결과를 낳았어요.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라,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도 눈에 띄는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딥시크, 실상은?
그렇다면 딥시크의 성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충격적인 결과를, 그것도 중국이 발표한 것을 얼마나 믿어야 할까요?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인 부분이 많아요. 특히나 개발 비용과 같은 부분은 아마 오랜 기간 논란의 화두에 오를 것으로 생각되어요. AI 개발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속하는 특성상, 어떻게 집계하느냐에 따라 비용이라는 부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부분을 반증하듯, 딥시크 R1의 개발 비용이 과장되었다는 주장과 이를 알리는 뉴스도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부분은 바로 성능이에요. 딥시크에 대한 의구심을 검증하는 많은 연구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성능이에요. 발표 과정에서 비용이 축소되었을 것을 감안해도, 예상되는 실제 비용과 실제 성능은 기존의 프레임(고비용만이 성능을 보장한다)에 충분히 큰 위협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여요.
바뀐 것, 바뀌지 않는 것
딥시크 충격은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무엇을 바꾸게 될까요?
여전히 AI 산업은 반도체를 필요로 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에요. AI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도 반드시 필요할 거예요. 하지만 그로 인한 시장의 구조는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돼요.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던 AI 시장은 이제는 더 이상 미국만의 주도 시장이 아니게 될 수 있어요. 세계 각지의 기업들이 나눠갖을 가능성을 갖는 다양성에 기반해 혼란스러운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돼요. 이러한 것을 의도한 것일까요? 딥시크는 자신들의 모델에 대한 소스 코드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는 선택을 했어요. 이건 마치,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으로 보이기도 해요.
딥시크의 용기 있는 선택은, 세계 자본의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앞으로가 주목되는 AI 산업, 딥시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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